이야기세상

사립대 줄줄이 등록금 인상

dragon180 2010. 1. 29. 23:57

올해 대부분의 국공립 대학들과 사립대학들이 등록금 동결을 선언했지만 몇몇 사립대들이 등록금 인상을 발표했다.

서울지역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연세대가 올해 등록금을 2.5%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이번 등록금 인상은 총학생회와 협의해 이뤄졌고 대부분 인상 요인을 학생 복지에 쓰겠다”고 밝혔다.

서강대는 올해 등록금을 지난해보다 3.34% 인상키로 했다고 정했다.

대학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등록금을 동결하면 재정 유지가 힘들 것으로 판단해 등록금을 소폭 인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교 50주년 행사 등으로 재원이 많이 필요해 6% 인상이 적절하지만,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지난 3년의 평균 소비자물가 인상률만큼만 올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외대도 이날 등록금을 지난해보다 3.19%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외대의 올해 등록금은 인문계 343만9천원, 자연계 394만5천원, 공학계 431만6천 원 가량이 될 전망이다.

장태상 한국외대 기획조정처장은 "올해 서울캠퍼스 지하복합시설, 용인캠퍼스 멀티플렉스 등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는 특수한 상황에서 시설투자 등이 지연되면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것을 고려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상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양대 역시 작년보다 2.8%가량 올리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정화 한양대 기획처장은 "학교의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우수교원 채용 등에 신규 투자를 대폭 늘릴 계획이어서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작년 물가인상률 수준으로 인상 폭을 최소화하고 장학금을 늘려서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지방대학인 한남대학교도 올해 등록금을 지난해 대비 3.3% 인상한다고 밝혔다.

대학관계자는 "우리 대학의 등록금은 대전, 충청권 사립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학생을 잘 가르쳐 훌륭한 일꾼으로서 사회에 진출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좋은 시설과 학습 환경이 필요하기에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은 너무도 대학 입장에서만 생각한 조치이다.

연세대에 경우 학생들과 조율했다고 하지만 학생들에게 더욱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정이다.

등록금 인상 학교들의 공통적 인상요인은 훌륭한 교원 확충, 학생 복지 확대, 편의시설 보강, 장학금 늘리기 등 좋은 취지에 내용이지만 여태껏 이런 요소들이 이뤄진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본다.

이번 등록금 인상은 학교 재정 늘리기 위한 조치일 뿐이다. 말로만 학생들을 생각한다는 대학들의 이중적인 모습은 언제쯤 학생들을 생각하는 진정한 상아탑의 모습을 보일까?

올해도 학생들은 경제적 부담 속에 새 학기를 맞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