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세상

김정일 사망이 주는 의미

dragon180 2011. 12. 23. 20:41

지난 37년간 북한을 지배한 막강한 권력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7일 오전 8시30분 심근경색과 심장쇼크로 인해 사망했다. 

그의 죽음은 한반도와 동북아 더나아가 전 세계 정세를 뒤흔드는 갑작스러운 사건이었다.

또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해빙무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더욱 당황스러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정부는 북한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통합당 원혜영 대표 등과 여야 대표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말처럼 정부는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조의를 표명했으며,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회장의 조문을 허용했다. 또한 민간단체와 개인의 조의문 발송도 허용했다.

이런 조치는 기존에 정부가 취했던 것에 비하면 굉장히 유연한 조치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보다 폭넓게 조문 범위를 확대했어야 했다.

물론 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 지난해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고 북한 당국의 어떠한 해명과 사과도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가 이런 조치 밖에 허용하지 못하는 점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이미 그 사건의 당사자인 김 위원장은 사망했고, 사회적 분위기도 모든 부분에서 조문을 허용해야 한다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폭넓은 조문 허용을 해야 했다.

또한 북한에서는 이에 화답하듯 남한의 모든 조문을 허용하겠다고 답변해 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처럼 조문을 이용한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북한의 술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부도 약간은 이에 동조하듯 조문 문제가 남남갈등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비판은 대의적 차원에서는 부적절하다고 말할 수 있다.

누군가 죽으면 당연히 조문을 가는 것은 사회적 통념이다. 이 문제는 우리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김 위원장은 우리에게 안 좋은 기억도 많이 남겨줬지만 두 차례나 남북정상회담을 했던 인물로 충분히 정부 차원에서도 조문단을 파견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도 경직돼 있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아직도 북한을 적으로만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일을 위해선 반드시 북은 우리의 적이 아닌 함께 가야할 파트너라는 점을 항상 가슴 속에 새기고 있어야 한다.

지금 북한은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이 전환점이 우리에게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만은 분명하다. 우리 정부와 국민이 앞으로 북한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껴안고 가느냐에 따라 우리의 운명은 결정될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