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체험기]고추장육회 만들기
지난 22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에 위치한 한식진흥원 한식문화관에서는 우리나라 대표 한식세프가 직접 쿠킹클래스를 열고 고추장육회 만드는 법 등을 시연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전문 언론인들과 각계각층 오피니언 리더들이 참석해 한식을 직접 만들고 먹어보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필자도 이날 현장을 방문해 고추장육회를 직접 만들어 봤다. 그런데 한마디로 ‘폭망’했다. 여태껏 직접 요리해 본 것은 라면 하나 끓었던 것뿐. 그래서 육회를 손수 만든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웠고 낯설었다.
하지만 맛있는 육회를 먹어야 한다는 일념 하에 칼을 잡고 한우 우둔살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육회는 한우를 원하는 크기와 두께로 얇게 자르는 것이 포인트다. 그래야 고기의 식감을 제대로 즐기면서 맛을 음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시나 칼질을 못하는 나에게 한우 썰기는 넘기 힘든 고난의 산과 같은 느낌이었다. 한우를 잘게 자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썰었지만 결과는 거의 깍두기 수준.
그래도 맛있게 먹겠다는 생각에 손질한 한우에 매실 고추 장아찌와 말린 토마토, 천리장, 고추장, 참기름 등 각종 양념을 버물렸다.
냄새는 일반음식점에서 파는 육회와 별다를 게 없었고, 여기에 부추와 식용 꽃, 계란분말로 장식하니까 마치 유명 세프가 된 듯 한 착각을 잠시나마 해봤다.
직접 만든 요리를 들고 테이블로 가 먹기 시작했는데 역시 고기 크기가 커 제대로 육회를 즐기지는 못했다. 그래도 각종 양념이 한우의 고소함과 결합돼 입안에 퍼질 때 느낌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행복감을 줬다.
사실 육회를 스타 셰프가 하는 것처럼 직접 요리해보니까 행복감이 더 배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인간은 경험을 통해 완성되는 동물이다.
그만큼 직접 뭔가를 경험한다는 것은 굉장히 소중하고 기억에 남는 일이다. 우리 한식을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한식요리를 직접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요리를 통해 우리나라 식재료를 이해하고 우리의 식문화를 동시에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보다 우리 한식을 더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한식진흥원에서는 매주 한식배움터 쿠킹클래스 프로그램을 진행 중에 있다. 여러분들도 기회가 된다면 눈으로 보고 즐길 수 있는 한식 만들기에 도전해 보시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