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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알 수 없는 경제불안

dragon180 2008. 10. 24. 16:12

 

 

 24일 종합주가지수(코스피)가 1000이하로 떨어지고 말았다. 정말 끝을 알 수 없는 경제 불안이 계속해서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과 건설 등 불안 요소에 대한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 침체의 골이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점점 금융시장이 패닉(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일부 신흥국가가 부도 위기에 몰리고 있고 국내적으로는 경기 둔화를 본격적으로 알리는 신호가 나오고 있어 당분간 기력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세계 금융위기 타개를 위한 추가적인 국제 공조와 정부의 새로운 대책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이중고(내수부진, 수출둔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년 만에 3%대로 떨어졌다.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그나마 경제를 지탱해주던 수출이 크게 둔해지면서 전체 경제성장률이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4%를 밑돌았다. 특히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마이너스폭을 보이면서 일반 국민이 실제 손에 쥐게 되는 소득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음을 나타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3.9%를 기록했다. 지난 2005년 2분기(3.4%)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우리 경제가 4%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1년만에 한자릿수로 떨어져버린 수출이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늘어나면서 그나마 4%대 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생각이 크게 위축되었다. 여기에 소비와 투자 부진이 지속되면서 국내 성장률의 하향 속도를 더욱 붙였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분기 2.3%에서 3분기 1.1%로 한층 더 낮아졌고, 건설투자 증가율(-0.9%)은 올 들어 계속되고 있는 마이너스 행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무엇보다 국민의 실소득을 나타내는 GDI가 크게 하락하면서 앞으로도 상당기간 내수부진이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전망했다. 3분기 GDI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2% 감소했다. 이는 지난 98년 4분기(4.8%)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 반토막 경제

 

23일 기준 장중의 코스피 최저점(1028.50)은 지난해 11월 1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점(2085.4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05년 6월 1000을 뚫고 2000 고지를 밟을 때까지 2년4개월간 파죽지세로 올랐던 코스피는 1년도 채 안 돼 1000 붕괴를 눈앞에서 보아야 했다. 더불어 시가총액은 이날 3년 만에 6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최고치였던 지난해 10월 31일(1140조652억원)에 비하면 반이 줄어든 셈이다. 개인들이 많이 갖고 있는 펀드 수익률도 급락해 투자자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국내와 해외펀드의 평균 1년 수익률이 각각 -40%와 -52%에 달해 이 기간에 사라진 금액만 71조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고가 골프회원권은 다른 자산과는 달리 재정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 보유를 하고 있고, 가격이 급락했더라도 자신이 이용하면서 버틸 수 있다는 점이 완충역할을 하고 있지만 상반기 대비 30~50%까지 가치가 추락했다. 귀족회원권으로 불리던 초고가대가 하락폭이 가장 크지만 10월 들어서는 중·저가대 회원권들까지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각 회원권 거래소들은 호가만 있을 뿐 거래 자체가 없다. IMF 때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지만 당시에는 회복되리라는 믿음이 있었고, 실제로도 그랬지만 올해의 상황은 더 심각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경기불황에 외식업체의 매출이 반 토막 났다. 대기업 사무실이 몰려있는 서울삼성동 오피스타운 주변식당가는 점심은 물론 저녁회식 손님까지 뚝 끊겨 울상이다. 강남 일대 식당가엔 임대료를 내지 못하는 식당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 삼성동의 한 식당주인은 “작년에 비해 매출이 50% 정도는 줄었다”면서 “주변에 문을 닫는 음식점이 많다는 얘기에 밤잠도 설칠 정도다”라고 말했다.

 

* 경제 불안에 대한 대책은?

 

잇따른 대책에도 불구하고 24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한때 1,000선이 무너지고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돌파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증폭되면서 정책당국의 고심도 깊어가고 있다. 정부는 일련의 대책이 현장에서 작동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는 만큼 투자자들이 이성적 판단과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는 이달 초부터 굵직굵직한 각종 대책을 쏟아냈고 지금은 이런 대책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점검하고 있다"면서 "외화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편으로 총액대출한도도 늘려 11월1일부터는 시중에 자금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제주체들이 안 좋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 동요하지 말고 심리적 안정을 찾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도 "정부는 시장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은행과 자산운용사 등에 유동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과 충분히 협의할 계획"이라며 "지금은 투자자들이 자신감을 상실한 상태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올라가는 만큼 시장의 힘을 믿고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금융시장 불안이 기본적으로 국제금융환경에서 촉발한 만큼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국제금융시장의 안정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신용경색으로 인해 국제금융시장에서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우리 금융시장도 그러한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히 외국인이 본국 수요 때문에 집중적으로 우리 주식을 매도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환율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 대책이 현재까지는 약발이 먹혀들지 않는 상황"이라며 "우선 다른 나라들의 사정이 호전돼야 우리 시장도 다소나마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는 "세계 주식시장이 매일 요동을 치고 있고 일본도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등 우리만의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면서 "시장 안정화 노력이 바로 나타나기에는 제한이 있으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듯 전문가에 따라 시장에 대한 판단과 대책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대책을 정부는 더욱더 강구해야 할 때 이다.